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Oil Pastel Drawing - 죽은 고양이의 꿈에게(Dead cat's illusion)

by 객없는여관 2021. 1. 3.

 

 

 

 

늦은 밤 지하철을 나와 집으로 향하던 길

뻣뻣이 누운 그림자를 발견했다.

 

내가 사는 곳은 근처에 식당이 있어

한두마리 거닐던 고양이들이

고기같은 것을 얻어먹고는

세력싸움을 하고 새끼를 낳고 불어났다가

또 별안간 사라지기도 하고 그런 곳이다.

 

죽음을 머리로 아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은 다르다

만지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

측은한 마음과는 다르게도 

그 자리 가만히 서서 안타까워만 하게 되었다

 

함께 바라보던 사람이 근처의 가게에 알렸고

곧 치운다고 합니다. 네에. 들어가세요

를 끝으로 더 서성이는 것도 겸언쩍은 일이 되었다

 

*

 

생명은 나와 가까울수록 무거워지는 가치이다

늘 존재만 하던 것이 갑자기 내 것인양 미어지고 발길을 붙잡는 것은

그저 죽음이 낯설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

 

그런 생각이 미안해서 그렸다

새까맣던 고양이는 길게 쭉 뻗어누웠지만

총천연색 자유로운 상상을 하도록 따스하게 웅크려 주었다

행복한 잠을 자자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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